좋은 사람이 되는 매일의 연습

까사리빙 ㅣ 2021년 5월


잔잔한 수면 아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며 식물과 함께 스스로를 다듬은 5년. 그사이 더리빙팩토리 대표에서 작가라는 직업이 하나 더 생겼다. 그 시간의 밀도, 그리고 그 결과물인 정재경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좋은 사람이 되는 매일의 연습 

식물 에세이스트-정재경


김은미 작가의 작품과 식물이 어우러지며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정재경 작가의 거실. 잎이 넓은 몬스테라와 키 큰 홍콩야자, 삐쭉한 잎사귀의 관엽식물 아로우카리아를 배치해 더욱 풍성한 느낌으로 완성했다.


미세 먼지가 바꾼 일상, 그리고 일상이 바꾼 인생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좋은 사람이 되라는 어느 산문을 읽었어요. 세 권째 책을 내고 보니 새삼 이 말이 뼈에 새겨져요.” 라이프스타일 리빙 브랜드 더리빙팩토리의 대표이자 브런치에서 300만 뷰를 기록한 대표 필자이기도 한 정재경 작가. 5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식물을 돌보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다. 글의 시작이 단연코 식물이라고 보아도 좋을 만큼 둘 사이의 관계는 남다르다.


그녀가 식물을 키우게 된 계기는 어쩌면 필연일지 모른다. 미세 먼지 수치가 PM900을 기록하던 어느 날, 집 안을 식물로 가득 채워 숲으로 만들면 공기가 깨끗해지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작은 도전. 한 그루 한 그루 늘어날 때마다 열심히 일하던 공기청정기가 조금씩 느리게 도는 것을 경험하니 더 많은 식물을 들이게 되었고, 금세 100그루를 그리고 200그루를 넘기게 되었다고. 그뿐일까. 몸은 물론 마음까지도 정화되고 단단해지는 경험은 ‘이 좋은 걸 나만 알아선 안 되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인 ‘글’로 일상의 변화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브런치에 연재한 글을 모아 낸 그녀의 첫 책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이다.


식물 키우기 수기인 첫 책 이후 식물과 함께 지낸 삶을 기록한 에세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식물 가이드 <우리 집은 식물원>까지 펴낸 정재경 작가.


플랜테리어는 인테리어와 플랜트의 합성어로, 이제 이 일은 그녀에게 일상이다. 곳곳에 식물을 키우고 돌보며 마음의 풍요와 더불어 시각적인 아름다움도 얻는다.


생초보였던 그녀가 이제는 200여 그루나 된 식물을 건강하게 키워내는 경험담에 기초해 써나간 책. 식물이 선물한 기적 같은 맑은 공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이를 잘 키우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관리법, 영양법과 추천 식물까지 초심자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조곤조곤한 문장과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았다. 단독주택인 그녀의 집은 더할 나위 없는 배경이 되어주었다. 접난과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룸을 식물 초보에게 추천하며 “공기도 잘 정화하고 관리도 쉬워요. 무엇보다 아름답거든요”라 말하는 그녀. 그토록 많은 식물을 키워도 손이 많이 가는 식물보다 그냥 무심하게, 일상처럼 관리해도 잘 자라는 식물이 좋다고. 식물을 아름답게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법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며, 몸을 써서 이리저리 배치해보며 조화를 이루는 모양을 찾아내는 것을 추천했다. 연습만이 정도라는 것은 플랜테리어에서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키 큰 떡갈고무나무와 아레카야자를 두어 공간에 생명력을 더했다.



유연하게 튼튼하게, 에너제틱 초록 파워

“식물을 통해 나의 성향과 내가 하고픈 방향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어요. 나는 좋은 것, 좋아하는 것을 글로, 강연으로 나누고 싶고, 그걸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거죠.” 더리빙팩토리를 운영하는 CEO이지만 비즈니스보다는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데 관심 있는 크리에이터 기질이 넘치는 정재경 작가. 아니나 다를까,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책 한 권으로 그치지 않았다. 자신과 관심사가 같은 이들을 모아 이들에게 매일 글을 배달하는 ‘일간 정재경’을 운영하고, 유튜브에 식물과 일상이 야기를 영상으로 공유하는 채널도 만들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러닝을 하고 글을 쓰며 일상의 의식 같은 패턴, 리추얼(Rtiual)을 선보였으며 이를 모은 에세이집 <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를 두 번째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인간에게 최적화는 좌뇌와 우뇌를 모두 쓰는 거예요. 그래야 바퀴가 제대로 굴러간대요. 생각해보니 모네도 정원사면서 그림을 그렸고, 헤르만 헤세도 정원을 가꾸며 글을 썼더라고요. 식물을 돌보고 흙을 만지는 시간이 쓸데없고 낭비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 순간에 정말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어요.” 물을 주고 잎을 솎으며 제한된 시간 안에 선택하고 집중할 것들에 대해 분류하는 것도 익숙해졌고, 비눗방울같이 날아가면 다시 오지 않을 많은 영감을 그때그때 메모하는 습관도 생겼다. 무엇보다 자연과 함께하며 오감을 깨워 현재에 집중하게 돕는다고.


여러 텍스처가 한데 섞이면 더 풍성하고 예쁘게 식물을 즐길 수 있다. 모여 있을 때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자란다고 하니, 함께 모아두지 않을 이유가 없다. 노란색 상큼한 플랜트박스는 더리빙팩토리의 제품.


어디서나 잘 자라는 스파티필룸은 잎의 형태와 뻗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고 공기 정화 효과도 뛰어나 정재경 작가가 좋아하는 식물로 항상 꼽힌다. 하얀 꽃을 피워 올리면 더욱 청초해지는 매력이 있다.


높낮이를 달리해 식물을 배치하면 리드미컬한 느낌을 주며 인테리어를 더욱 다채롭게 연출할 수 있다.


“우리 몸에는 70조 개의 세포가 있대요. 어떤 아이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인 거죠. 그러니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게 뭐라도 당장 시작하라 권하고 싶어요. 70조 개니까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요!”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에너지 넘치는 식물 전도사이자 이야기꾼으로 만들었을까. 식물과 함께 지낸 5년의 시간 동안 그녀는 사랑한다는 말이 늘었고, 웃음이 늘었으며 타인의 호의에 포옹으로 답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도 갖추었다. 매 순간 응원하고 함께 공감해주는 이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역시 식물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 그렇게 그녀는 매일 1mm씩 좋은 사람에 가까워지는 여행 중이다. @jaekyung.jeong


동선을 막지 않는 선에서 곳곳에 식물을 들인 집. 월 플랜팅을 이용해 덩굴식물을 배치할 수도 있고, 식물 받침대 역할을 하는 사이드 테이블을 활용해 작은 분을 한데 모아 키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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