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집사의 여유로운 부지런


$%name%$ 크루! 즐겁고 넉넉한 명절 보냈나요?

이제 정말 가을이 완연해지고 있어요. 거리를 돌아다니면 반팔보다 긴 셔츠를 입은 사람이 훨씬 자주 보이고요. 유난히 덥고 힘든 여름을 보냈으니, 이번 가을은 하루도 빼먹지 말고 꾹꾹 진하게 눌러 가며 느끼도록 해요!

지난 수요일 초록생활 vol.2는 추석 연휴로 쉬어 갔어요. 혹시 <초록생활>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아 실망했다면 미안해요..T_T 앞으로는 미리 공지하는 걸 잊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오늘은 9월의 마지막 금요일이라, 약속한 대로 초록생활하는 크루와의 대화록을 준비했어요. 주인공은 바로 바로, '오이뮤'의 디자이너이자 대표인 신소현 크루인데요. 신소현 크루는 시대정신을 갖고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잇는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다른 건 생소해도 성냥 프로젝트와 색이름 프로젝트를 들으면$%name%$ 크루도 아-! 할 거예요.

매번 신선한 기획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브랜드 오이뮤와 그 브랜드를 총괄하는 신소현 크루.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신소현 크루에게 영감의 원천을 묻곤 해요. 그에 대한 대답은 하나로 귀결돼요. '자연'. 여기서 자연은 식물만을 말하지 않아요.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세상에 저절로 생겨난 모든 것'을 말하죠. 신소현 크루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겨난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해요. 그가 하는 모든 작업은 자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자, 이제 신소현 크루와의 대화를 나눌게요. 그럼,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식집사의 여유로운 부지런

사진 ⓒ 신소현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로 자기소개를 하셨을 텐데요. 이번엔 오이뮤 대표 신소현 보단 식물을 사랑하는 신소현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식물을 사랑하지만 잘 키우지는 못하는, 하지만 매일 식물을 돌보는 삶을 살고 있는 신소현입니다. 오이뮤 신소현이 아닌, 다른 자아의 저를 소개하려니 어색하네요! 

SNS 계정을 보니까 평소 자연을 가까이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20대엔 도시의 활기찬 기운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30대로 넘어오면서부턴 묵묵히 흘러가는 자연의 속도에 몸을 맡기게 되는 것 같아요. 

고수, 딜, 당근, 완두콩 등 식용을 위한 식물들을 키우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저게 바로 한 뼘 정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원가의 하루가 궁금해요. 
올해 작은 테라스가 딸린 집으로 이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작물을 키우게 됐어요. 초보 정원가인만큼 작은 화분에 씨앗을 뿌려 천천히 가꾸고 있죠. 아침과 저녁마다 화분을 살펴요. 출근 전에는 밤 사이 잘 잤는지 확인하고, 퇴근 후에는 오늘 하루 잘 지냈는지 상태를 확인합니다. 얼마 전에 씨앗을 발아시켜 화분에 옮겨 심은 당근을 재배해서 볶음밥에 넣어 먹었는데, 몇 개월에 걸쳐 직접 키운 무농약 당근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더라고요. 

반려묘들과 함께 지내시죠? 반려 식물을 들일 때 신중하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외형이 정말 멋져 꼭 들이고 싶은 식물이나 꽃도 고양이에게 해로운 식물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해요. 식물을 들이기 전엔 고양이가 먹었을 때 해로운 식물인지 꼭 먼저 찾아보곤 합니다. 전 꼬불꼬불한 고사리류 식물을 좋아하는데, 고사리류가 다행히 고양이에게 해롭지 않다고 하네요. 다양한 멋쟁이 고사리들을 더 가꾸고 싶어요. 

고양이들을 위해 들인 식물은 어떤 게 있어요? 
고양이가 좋아하는 귀리 씨앗을 심었어요. 귀리는 물만 잘 주면 아주 쑥쑥 자라서 주말마다 고양이들이 신나게 뜯어먹어요. 테라스로 나가 식물을 확인할 때면 고양이들이 항상 함께 따라와 구경하는데요. 혹시라도 귀리 싹 외에 다른 식물에 해코지할까 봐 바쁘게 살펴보곤 합니다. 

정원가는 자연의 순리 대로 삽니다. 그래서 정원가는 가꾸는 사람이 아니라 청소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생명은 알아서 자라니까요. 정원가로 살며 발견한 세계는 어떠한가요? 
매일 조금씩 변화하며 몸집을 키워가는 식물의 이파리나 줄기, 점점 영그는 열매를 볼 때면 경이롭다는 말이 절로 나와요. 작은 화분에 서툴게 옮겨 심은 작은 모종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식물이 한자리에 있으면서도 얼마나 바쁘게 삶을 살아내는지 알 수 있어요. 식물을 가까이한 뒤로는 아스팔트 틈새 사이로 자라나는 민들레나 하수구 철창 위로 고개를 내미는 풀잎에도 경의와 존중이 일어요. 

삶에 식물을 기꺼이 들이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아요. 
푸르고 싱싱한 상태로 들인 화분들이 말라죽는 걸 몇 차례 보니까, 더 이상 식물을 들일 자신이 없던 때도 있어요. 생명력 하나 없이 파삭하게 말라버린 가지와 흙을 치울 땐 죄책감마저 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충동적으로 구매한 소사나무 화분이 제 곁에서 흔쾌히 잘 살아주어 자신감을 회복하고 식(植)집사의 삶을 살고 있네요. 


참 고마운 녀석이네요. 소사나무는 어떻게 만났어요?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저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에 많이 지친 시기였어요. 어느 날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답답함이 느껴져 사무실에서 나왔는데, 그때가 봄이기도 했고 왠지 푸른 걸 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양재 꽃 시장으로 향했죠. 미로 같은 화원을 걷는데 멋진 수형을 뽐내는 작은 소사나무가 눈에 띄었어요. 조만간 새 잎을 마구 틔울 것처럼 초록 눈이 가지에 가득한 거예요. 곧 무성해질 이파리들을 보면 왠지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질 것만 같은 알량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소사나무를 데려왔어요.
 화원에서 배운 대로 화분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니, 내내 싱그럽다가 가을에 단풍이 들고 잎을 모두 떨궜어요. 이 녀석만큼은 정말 잘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도자기 화분을 손수 만들어 분갈이도 해주고 앙상한 가지를 보살피며 월동을 도왔죠. 그렇게 열심히 돌보니까, 그 다음 해 입춘이 다가오자 신기하게도 마른 가지에 초록색 눈이 보이는 거예요. 진짜 눈물이 핑 돌더라니까요. 겨우내 나무를 돌보면서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계속 걱정만 됐는데 봄이 올 기미가 보이니 약속이라도 한 듯 새순이 돋다니요! 
나무를 돌볼 땐 마치 제 스스로를 돌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에요. 봄과 함께 돋아난 새순에 저도 가뿐히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어요. 이후로 자신감이 생겨 더 다양한 식물들을 들이게 되었고요. 

식물 이야기를 하는데 오이뮤에서 진행한 색이름 프로젝트 얘기를 안 할 수 없죠. 신소현 개인에게도 변화를 준 프로젝트였을 것 같아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취향의 전환에 가장 큰 계기가 된 게, 2년 전 오이뮤에서 진행한 색이름 프로젝트예요. 색이름 프로젝트는 ‘빨주노초파남보’라는 단편적인 색의 영역을 일상으로 확장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상의 색으로 우리말 색이름을 재정의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이 프로젝트로 주위에서 쉽게 보는 동식물을 비롯한 사물의 색깔을 유심히 보면서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색이 얼마나 아름답고 다채로운지 깨달았어요. 또 바쁘게 사느라 놓치곤 했던 계절의 순간들을 포착하게 됐고요. 요즘 저희는 팀원들과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워크숍을 추진하기도 해요. 계절감을 담은 디자인을 위해서요. 


최근 식물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 긍정적인 마음이 들면서도, 희귀식물이나 독특한 외형을 가진 외래식물의 수요가 더 활발한 상황은 조금 씁쓸해요. 그런데 <색이름 352> 사전에 차용된 식물 대부분이 자생식물이더군요. 덕분에 우리나라 식물들을 다시 봤어요. 자생식물의 특별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색이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을 방문했어요. 거기서 국내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기록하려고 국가적 차원으로 힘쓰는 것을 봤죠. 거기에 더해 대중의 관심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 땅에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것들을 인지하고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에요. 우리나라 토양의 성질과 기후, 계절에 따라 볼 수 있는 자생 식물들은 우리가 여름엔 시원한 수박을 먹고, 가을엔 밤을 쪄 먹는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과 같아요. 살 수 없는 것을 위해 인위적으로 생장 환경을 만들어 살 수 있게 만드는 것보다, 계절과 땅에 맞게 자연스럽게 피고 지는 것이 식물에게 더 마땅한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삶이 식물에게나, 사람에게나 좋다는 말이죠? 그 대답이 참 오이뮤스럽네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위적으로 만든 인공물보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축적된 것들이 더 멋져 보여요. 오랜 시간 이어진 우리나라 문화와 정서는 우리 몸속 DNA에 각인되어 익숙한 멋을 자아내니까요. 저는 익숙함을 새로 보는 창작자의 관점에서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를 줄타며 기획과 디자인을 해요. 익숙함이 대중의 공감을 이끌 수 있어요. 

한 브랜드의 대표이자 디자이너로 일하는 사람에게 식물은 일과 삶에 어떤 보탬이 되어 주나요? 
제 대부분의 일과는 출근–일–퇴근–취침 정도로 일하는 시간이 꽤 길고 굉장히 단순한데요, 단순한 일정 속에 다양한 사건, 사고와 결정과 책임, 성취가 뒤섞여 있어요. 식물은 이러한 빠듯한 일상에 시선과 행위를 전환시켜줘요. 잘 보이는 곳에 초록의 기운이 있으면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고, 바쁜 일상의 틈에서 식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계절의 변화를 감지한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영감이 되기도 해요. 
CRSH 브랜딩을 할 땐, 그 당시 열심히 키우던 완두콩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완두콩 줄기에서 손이 나와 옆 가지와 손을 꼭 맞잡는 모습을 보고 각 줄기에 지지대를 세워줬어요. 그랬더니 지지대를 빙글빙글 타고 곧게 자라더라고요. 얇고 작은 넝쿨손의 힘이 꽤나 야무져서 깜짝 놀랐고, 이렇게 식물이 무언가를 지탱해 성장해 나가는 힘을 브랜드에 연결 지어 디자인에 반영했어요. 

완두콩 넝쿨에서 영감을 얻으신 대로 크루시는 식물처럼 함께 자라는 삶을 말합니다. 앞으로 신소현은 어떤 성장을 이루고 싶나요? 
완두콩 넝쿨처럼 손에 손잡고 뜻하는 일들을 함께 해나가고 있는 파트너와 우리 팀원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보다 내일이 더 단단하고 푸를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저의 성장이 브랜드와 팀원들의 성장과 동반할 수 있기를, 그리고 오이뮤가 제안하는 다양한 문화적 가치가 사람들의 삶에 다양하게 적용되어 또 하나의 넝쿨손을 이루기를 바라요. 




🌱신소현이 사랑하는 식물
소사나무
profile.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수종(고유수종)으로  바닷가의 척박한 모래땅과 암벽과 같은 건조한 지형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나무의 크기는 작지만 줄기의 아랫부분은 울퉁불퉁하여 마치 운동선수의 근육질 모양을 하고 있다. 내한성이 강해 월동이 잘 되고 양지에서 자란다. 대기오염에도 강하고 건조와 염분에도 강해서 도심공간에서 공원이나 정원용으로 적합하다. 잎이 작고 가지나 줄기를 잘랐을 때 새싹이 잘 돋는 특성 덕에 분재소재로 많이 활용된다.

사진 ⓒ국립수목원

초록생활에서 동료를 찾고 있어요🤸‍♀️

크루시와 더리빙팩토리의 모기업 초록생활에서 BX 디자이너를 모집해요. 🙌

📌채용 절차: 서류 심사 및 직무 과제 → 면접 → 채용
📌지원 마감: 10월 4일(월) 23:59

📌업무 내용
1) 초록생활의 브랜딩 구축을 위한 디자인
2) 초록생활의 온라인 콘텐츠 디자인

📌자격 요건
-만 2년 이상~6년 이하 경력 디자이너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포토샵 등 디자인 관련 툴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
-쇼핑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분
-성장 욕구가 강하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와 태도를 가진 분
-지구와 식물을 사랑하며 지속가능한 행복을 꿈꾸는 분

📌근무 조건
-계약 기간: 최대 3개월 (3개월 이후 정규직 전환 여부 논의)
-계약 기간 급여: 협의(월급제, 4대보험, 식대 제공)
-근무 형태: 주 3일 출근 / 주 2일 재택 근무
-출근 장소: CRSH 사무실 (서판교에 위치)
-근무 시간: 9시 - 18시 (점심 휴게 1시간) / 공휴일 및 주말 휴무

📌정규직 전환 시 급여 및 복리후생
-정규직 전환 시 연봉 재협상
-연차 제도
-퇴직금 규정 준수
-초록생활 브랜드 제품 40% 할인
-커피, 간식 제공
-매월 말 ‘그린데이’ 지원 (전시 관람 및 회식)
-청년내일채움공제 신청 가능

📌서류 접수 방법
-필수 제출 서류: 이력서, 포트폴리오, 사전 과제
-포트폴리오: 참여율(“80%” 이상만 제출) 기재한 포트폴리오 이메일(with.crsh@gmail.com)로 제출 (PDF 형식 / 20MB 이하 / 대용량파일 첨부 / web 포트폴리오 가능 / 재직 중 결과물은 사용 허락을 필히 받을 것)
-사전 과제: 더리빙팩토리 홈페이지(thelivingfactory.com) 메인 페이지 디자인 or 크루시(crsh.kr) 홈페이지 상단 배너 디자인 中 택1
-서류 제출 이메일: with.crsh@gmail.com

*문의 사항은 joy@crsh.kr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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